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영하는 JTBC 차이나는 클라스는 볼 때마다 많이 생각하게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방송시간이 아이를 재워야 하는 시간과 비슷해 거의 본방은 못 보는데요. 오늘은 아이가 일찍 잠들어 주어서 본방사수를 하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도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요. 올해 2월 1일 쿠데타가 발생하고 미얀마 군부로 인해 미얀마의 시민들이 죽임을 당하고 고통을 당하는 것이 5월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미얀마의 봄은 오는가'라는 제목으로 성균관대 아동 소년 학과 이양희 교수님이 해주신 강연을 통해 미얀마의 봄이 곧 올 것 같다는 기대감이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이양희 교수님은 전 UN아동권리위원회 위원장과 UN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을 역임하셨고 현재는 미얀마 특별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신다고 하네요. UN 인권 특별보고관은 인권 문제가 우려되는 나라의 인권 상황을 평가하고 보고하는 역할을 합니다. 현재는 북한, 시리아, 캄보디아 벨라루스,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이란, 에리트레아, 말리, 미얀마, 팔레스타인, 소말리아 이렇게 11개국이 UN 인권 특별보고관의 감시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미얀마는 다른 동남아시아에 비해 생소한 곳입니다. 태국, 필리핀 등으로는 여행을 많이 가도 미얀마를 동남아 여행지로 는 잘 선택하지 않았었는데 미얀마에 대해 궁금해집니다. 우리나라에 알려진 것으로는 1983년에 일어난 버마 아웅 산 묘소 폭파 사건이 있습니다. 북한 공작원이 아웅 산 묘소를 방문했던 우리나라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벌인 폭탄테러 사건입니다. 미얀마는 인구 5,480만, 면적은 6,765만으로 국토면적은 세계 38위, 아시아 10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면적의 10배나 됩니다. 미얀마는 불교문화가 꽃을 피운 나라이고 1989년 미얀마 연방 공화국으로 명칭이 바뀌기 전까지는 '버마'로 불렸으며 태국, 라오스 중국, 방글라데시의 여러 나라에 둘러싸인 나라로 경제 안보의 요충지입니다.
천연가스 광물, 석유, 희토류, 옥, 루비 등 천연자원의 보고인 미얀마는 한때는 동남아 사아 중에서도 잘 사는 나라였지만 지도자들의 잘못된 통치로 후퇴되었습니다. 다민족 국가인 미얀마는 버마족 68, 산족 9% 등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풍부한 자원과 다양한 민족은 미얀마 사회의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 갈등의 원인이 되어 민족 화합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러한 민족 갈등의 시작은 영국의 식민지배였습니다. 영국이 미얀마의 저항에 대한 해결책으로 민족 간의 갈등을 유발해 서로 대적하게 유도해 식민지배를 편하게 하는 방법인 분할통치를 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식민지배 전부터 사이가 나빴던 라카인 토착 민족과 로힝야족은 서로 적대시하게 됩니다. 이렇게 서로 죽고 죽이는 아픈 역사가 이어졌고 미얀마의 독립운동은 시작됩니다. 아웅산, 우누, 네윈이 우리 버마협회를 조직하여 일본으로 가 버마 독립군 설립하고 일본의 도움을 받아 영국을 격퇴하지만 우리가 아는 일본은 영국보다 더 미얀마를 식민 지배하게 됩니다.
일본은 미얀마를 고문하고, 강제 노동시키고, 위안부 동원하는 등 영국보다 더 가혹하게 미얀마를 지배합니다. 이렇게 미얀마의 민족 갈등은 더 심해집니다. 정말 일본, 영국 등 제국주의 국가들 정말 반성해야 합니다. 아웅산은 일본에게서 독립하기 위해 다시 영국과 손을 잡고 영국의 힘을 빌리게 되는데요. 민족 지도자 아웅산은 모든 소민족을 통합하여 1947년 소수민족의 처우와 의회 참여를 보장하며 자치권을 인정한다는 팡롱 협정을 맺습니다. 식민지배를 받은 지 62년 만인 1948년 1월 4일 미얀마는 독립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1947년 아웅산은 독립을 보지 못하고 폭탄테러로 독립 6개월 전에 죽음을 맞이 합니다. 민족지도자를 잃은 미얀마가 얼마나 혼란스러웠을지. 우리나라와 어떻게 이렇게 비슷할까요? 우누의 버마 사회주의 연방 공화국이 시작되고 우 누정권은 팡롱 협정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네 원은 쿠데타를 일으키게 됩니다. 네윈이 후 1962년부터 2015년까지 군부독재는 이어졌습니다.
로힝야족은 네윈정권 이후 공공의 적이 됩니다. 이유는 영국의 편을 들었기 때문인데요. 군부독재의 정당성을 유지하기 위해 공공의 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영국 통치 이전부터 거주한 사람들에게만 시민권을 주겠다는 군부의 3등급 시민권 제도는 로힝야족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핑크 카드는 태생 시민, 블루카드는 제휴 시민, 그린카드는 귀화 시민에게 주어졌습니다. 로힝야족에게는 그린카드가 주어졌습니다. 로힝야족은 교육, 의료 등등 누릴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고 합니다. 2010년 선거를 2년 앞둔 군부는 로힝야족에게 화이트 카드 발급해주었습니다. 임시거주증 개념이었는데 군부세력에 투표하면 선거 후 시민권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그 뒤로도 선거에 이기기 위해 카드를 발급한다고 했지만 그 카드 안에 시민권을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내용이 버젓이 들어가 있었습니다.
2017년 로힝야족 일부가 미얀마 경찰초소를 습격했다는 이유로 어린이 730여 명을 포함 로힝야족 6700명을 학살한 2017년 로힝야족 아이들 학살이 있었습니다. 정말 로힝야족들의 한은 얼마나 많을까 가슴이 너무나 아팠습니다. 2017년이면 정말 최근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같은 하늘 아래 일어나고 있는지 눈물이 멈추질 않습니다. 2019년 12월 국제사법재판소에 출석한 아웅산 수치는 로힝야족 학살을 재판부 명부에서 삭제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힙니다. 아웅산 수치는 국민들이 로힝야족을 공공의 적으로 여기고 있기에 미얀마 내부의 인기를 끌어 입지를 다지기 위함이었을까요? 군부의 영향력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이며 군부의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을 변호하는 모습을 보여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노벨평화상 수상 취소 여론까지 일었고 영국의 옥스퍼드시, 아일랜드의 더블린시에서는 명예시민권을 박탈하였고 우리나라 광주인권상을 철회하였습니다. 참으로 실망스러웠습니다.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사람이 더 힘이 약하고 소외된 자의 눈물은 왜 보지 못하였나요?
1988년 8월 8일 양곤에서 군부독재에 항거하여 시작된 시위인 8888 민주항쟁은 대학생, 승려 등 10만 명 참가하였고 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때 영국에 살던 아웅산 수치가 어머니의 간병 위해 귀국하였는데 군부가 시민들을 강제 진압한 것을 보고 저항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미얀마를 위해 두 아들을 영국의 남편에게 맡기고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 나는 저런 결정을 할 수 있을까 상상도 안 되는 일을 아웅산 수치는 했네요. 그래서 미얀마인들이 아웅산 수치를 미얀마의 국모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1990년 아웅산 수치는 총선에 압승하였으나 군부에 의해 선거가 무효화되고 국회도 해산되고 아웅산 수치는 가택 연금됩니다. 가택연금 중 아웅산 수치는 노벨평화상 수상하게 됩니다. 결국 2015년 11월 총선에서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승리하게 됩니다. 군부가 만든 미얀마 헌법에 외국인 배우자나 자녀를 둔 국민은 대통령 후모로 입후보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영국 국적의 자녀가 있는 수치는 대통령이 되지 못하고 초대 국가 고문이 됩니다.
이렇게 미얀마의 봄이 온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5년 만에 미얀마의 봄은 빼앗겼습니다. 군부 최고 사령관인 민 아웅 흘라잉은 임기를 늘리기 위해 작년 11월의 선거가 부정선거라는 이유로 2021년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총선 유권자 명단을 조사하기 위해 헌법에 따라 사법, 입법, 행정 권한을 군 최고 사령관이 맡게 됩니다. 아웅 산 수치 고문, NLD 지도부는 구금되고 2021년 2월 2일 시민들은 불복종 운동을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업무를 거부하는 비폭력 저항운동을 펼쳤는데요. 2021년 2월 22일 최대 규모의 2222 혁명이 일어납니다. 군부는 유혈탄압으로 시민들을 죽이기 시작합니다. 미얀마는 내전에 빠져드는 국면입니다. 이런 미얀마에서 UN의 'R2P'(보호책임의 원칙)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UN의 보호책임의 원칙이라 함은 특정 국가가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경우 국제사회가 일시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21년 3월 10일 UN 안전보장 이사회에서는 미얀마 폭력진압 규탄 성명을 발표합니다. 그러나 실효성 있는 결의안을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가 만장일치가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중국은 미얀마 무기 수출 1위 국가이고 사업의 핵심 파트너이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는 미얀마에 무기를 수출하는 2위 국가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비협조적인 데는 내정간섭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사실 중국은 신장위구르족과의 관계가 그렇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관계에서 미얀마 군부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죠. 미얀마를 통해 국제사회의 개입 선례를 남기는 것이 껄끄러운 나라가 중국과 러시아입니다.
군부는 군과 경찰 50만 명에 달하는 '탓마도'라는 조직이 있는데 버마족을 대변하며 사상교육을 철저하게 하고 감시체계하에 있다고 합니다. 탓마도는 국민을 보호와 헌법 수호를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군부의 권력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입니다. 군부는 미얀마 경제지주회사(MEHL), 미얀마 경제공사(MEU) 두 개의 국유기업을 설립하고 관광, 금융, 천연자원, 건설 등 국가의 핵심이 되는 사업들을 모두 소유하고 있습니다. 선거와 무관하게 상원, 하원 의원 의석의 25%를 군부에 할당하는 것과 내무, 국방, 국경 경비 등 3개 안보 치안 부처의 수장도 군부가 임명한다는 악법을 담은 헌법이 2008년에 개정되었습니다. 민주주의를 막는 군부의 독재의 씨앗이 없애기 위해서는 헌법 개정을 해야 하는데요. 어려워 보입니다.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국회의 75%의 동의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군부를 제외한 다른 정당들의 반대의견이 100%가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지금 미얀마는 군부가 시위대의 치료를 막기 위해 병원 폐쇄하고 군부의 악행을 견디지 못하고 피난 간 시민들은 기근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군부의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군부의 자금줄을 차단해야 합니다. 그래서 군부와 사업을 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미얀마 군부와 돈거래를 하지 않도록 여러 국가들이 자국 기업에게 압박을 가하고 비난여론도 형성되고 있습니다. 몇몇 글로벌 기업들은 표면적으로 미얀마 군부의 돈줄을 끊는 모양새는 갖추는 듯 보였지만 사업 중단 등의 실천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UN이 행동해야 합니다. 그래야 군부의 유혈사태를 진정시키고 미얀마의 독재시대를 막을 수 있습니다. UN의 상임이사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내려놓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숙고해주기를 바랍니다. 중국이 소수민족에게 어떤 행동을 하는지 다 보았는데 중국에게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회의가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러나 미얀마에 봄이 찾아오리라는 기대를 품게 합니다. 대통령 원민, 국가 고문 아웅 산 수지, 대통령 대행 역할을 할 카친족의 두와 라시 라, 임시 총리 카렌족 만 원 카잉 딴이 NUG 국민통합정부를 세우고 연방헌법과 연방 부대를 갖춰 하나의 정부를 이뤄 군부와 맞서고 있습니다. 지금 NUG 국민통합정부는 국제사회에 미얀마의 유일한 합법정부로서 인정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NUG 국민통합정부가 임명한 여성아동청소년부 장관인 수자나는 미얀마 정부 인사 최초로 공식적으로 로힝야족에게 사과하였습니다. 그리고 미얀마인들도 과거의 역사에 무지하여 로힝야족 등 소수민족에게 사과하였습니다. 미얀마는 제국주의자들에 의해 식민지배의 아픈 역사를 가지고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제국주의자들의 이익에 따른 분할통치로 뿌리 깊은 민족 간의 적대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미얀마의 민주주를 향한 역사적인 순간에 다민족 구성원 모두가 연대하여 미얀마의 봄을 맞이 하기를 고대하고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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